From Now On...
언제 누구를 본문
오늘 아침, 라디오에 첼리스트 정명화가 나와서 그녀의 스승 피아티고르스키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또 덧붙였다.
- 만약 그분을 조금 일찍 만났거나 조금 늦게 만났다면 그때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명화가 피아티고르스키를 만난 건 그녀가 줄리아드를 졸업한 직후였다. 음악적으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었던,
더욱 깊고 큰 무엇에 목이 말라 있었던 시기였던 것이다. 피아티고르스키의 입장에서도 그녀와의 만남은 가장 좋
은 시기에 이루어졌다. 연주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동시에 제자들을 가르치는 기쁨과 열정이 충만해 있었던
시기였던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 이라는 말에 나는 열렬히 동의한다. 또한 인생에서 중
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와 나는 어떤 시기에 놓여 있는가, 어떤 길을 가고 있는 중인가, 라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내가 지금 운 좋게 정명화 선생을 만난다 해도, 아주 운 좋게 그녀가 나에게 첼로를 가르
여주고 싶어 해도, 나는 배울 수가 없다, 첼로는 만져본 적도 없으니..))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만났어도 나에게 배울 자세가 없고 능력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친구 사이는 물론이고 스승
과 제자의 경우에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베풀어주는 관계는 오래도록 지속되기 어려운 법이다. 상대를 통해
자극받고 배우고 다른 것을 느끼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한
쪽이 이끌어줄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이 그리 오래 가진 못한다. 인간이라는 건 가치를 좇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돈이냐, 명예냐, 사랑이냐, 하는 식으로)
나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을 이미 만낫고 앞으로도 만날 것이다. 나는 그때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었던가.
앞으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와 동행하거나 그를 따라갈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그러니까 문제는 내가 오늘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황경신의 <생각이 나서>에서
마음 가는 곳에 몸이 간다고
제가 생각하던 방향대로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선택하고 친구를 사귀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놓쳐버린 안타까운 인연에 가끔 그리운 친구도 있지요.
그렇게 그리워하면서 살아야 딴 생각을 덜 하지 않을까....
관계의 문제가 조금 있었던 저로서는 사람 만나는 일이 참 중요했지요.
그래도 하나님께서 꼭 필요한 사람은 만나게 해주신 것 같아요. ㅎㅎ
이제는 아주 절실하게 만나야할 사람도
아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도 없는 이 상태가
아주 편하고 좋습니다.
풍선 줄을 들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에 놓아버리니까
훨훨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풍선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는거예요.
진작 놓아버릴 걸...이렇게 편한데 말이야...
내가 밟고 있는 곳이 고향이고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렌지 생각
Yuhki Kuramoto - Piano Jew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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