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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이페이(CHEN YIFEI) - I. 花樣年華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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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이페이(CHEN YIFEI) - I. 花樣年華

오렌지 향기 2012. 2. 21. 18:01
 
 

 

 

 

 

 

 

 

 

 

 

 

 

리첸...

늘 내게 뒷모습만을 보이던 당신...

1966년에 나는 앙코르와트에 갔었지.

기자의 신분으로 갔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비밀 하나를

고대의 사원 속에 영원히 봉인하는 의식을 하러 갔던 것이오.

 

 

 

 

 

 

 

 

 

 

당신은 아는지...

옛날엔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비밀이 있으면

산으로 가서 한 나무에 구멍을 내고

거기 비밀을 속삭인 다음 진흙으로 봉한다고 했소.

그러면 비밀은 영원히 우리들의 가슴에 남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소.

 

 

 

 

 

 

 

 

 

 

앙코르와트 사원을 휘감은 나무 한그루에

나는 조용히 내 가장 아름다운 비밀을 속삭였소.

그리고 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마음으로 그 곳을 걸어 나왔소.

 

 

 

 

 

 

 

 

 

 

내가 그 곳에 묻은 비밀...

이 세상에서 단 한사람...

당신만이 알고 있을 그 비밀...

 

 

 

 

 

 

 

 

 


리첸...

1962년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거기 남은 건 아무 것도 없소.

먼지 낀 창틀을 통해 과거를 볼 수는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이곤 하오.


그러나 어느 한 장면 장면들은 너무나 선명해서

여전히 당신은 내 눈앞에서 눈부신 차파오을 입고

가녀린 몸매로 나를 비켜가곤 하오.


 

 

 

 

 

 

 

 


그 엇갈리는 순간들이 나를 얼마나 많이 멈춰 세웠는지...당신은 알까?

나는 늘 당신의 부풀린 머리와...단정한 옆모습과...

안타까운 뒷모습에 눈길을 주며 시간을 보냈소.

 

아픔도 늘 삭히기만 하는 나였지만

당신을 보고 돌아서는 순간만큼은

수천 개의 작은 화살들이 나를 찌르는 듯 마음이 아파오곤 했소.

 

 

 

 

 

 

 

 

 


그래서 나는 당신과 나를 연결할 무언가를 찾아야 했소.

우리를 연결시켜주었던 무협소설이 해답이라고 생각했소.

당신이 내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 때...

나는 가장 글을 잘 쓸 수 있었소.

 


내가 가진 재능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하나...

당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과 연결 되는 오직 하나의 연결 통로라는 것 때문 이였소.

 

 

 

 

 

 

 

 

 


리첸...

우리는 우리를 공공연히 버린 배우자들과 달라야한다고 생각했소.

결과적으로는 다를 것도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소.

그것이 나를 한없이 소심하게 했지만

나는 단하나 당신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했소.

 

더 이상 당신을 위해서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내가 선택한 것은 당신을 떠나는 것이었소.

소심한 선택이었지만 내 모든 것을 던진 선택이기도 했소.

 

 

 

 

 

 

 

 

 


수 백 번... 수 천 번...

전화기를 들었다 내려놓으며 나는 당신에게 속으로 말했소.

싱가폴로 가는 티켓이 한 장 더 있다면...나와함께 가겠소? 라고...

그러나 그 말은 결코 해서는 안돼는 말이었기에 내 마음 안에 잠들어 있소.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라디오에서 당신의 남편이 신청한 음악을 들었소.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뜻한다는 화양연화를...

당신을 위해 신청한다는 남편의 신청 곡을...


당신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들으면서

내 마음은 괴로움 속에서도 가야할 방향을 찾은 것 같았으니까...

 

 

 

 

 

 

 

 

 


그래 ...당신과 나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시절을 함께 했다오.

그러므로 그 순간을 훼손하지 않는 것도 나의 의무라고...

 
그리고 나는 일어서서 나의 집을 나섰소.

방의 모든 불을 끄면서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도 조용히 껐소.

스위치를 내려 불을 끄듯 내 마음 안에 모든 것을 조용히 내렸소.

 

 

 

 

 

 

 

 

 


리첸...

내가 싱가폴에 있을 때 어느 날 당신은 내게 전화를 걸었소.

아무 말도 없는 전화기 넘어 당신의 마음...

그 마음의 울먹임...

내게로 전해오는 그리움... 아픔...나는 다 전해 받았소.

 

 

 

 

 

 

 

 

 

 

앙코르와트로 가기전에 

나는 우리가 이웃하면 함께보냈던 그곳으로갔소
모든것은 다 변해있더군


옆집에 아이하나를 데리고 사는 부인이 있다고 들었소.

나는 그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소.

그러나 확인하지 않는 것 또한 나의 예의리라 생각했소.

뚜벅뚜벅 발자국소리를 남기며 나의 한 시절을 지나쳤소.

그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당신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아마 변한 것은 없겠지.

추억은 추억이니까...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거기까지였으니까...

 

 

 

 

 

 

 

 

 

 

사랑하는 리첸...

이제 당신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거느릴 수 있소.

앙코르와트의 나무 구멍 속에 파묻은 것은

한 시절 나의 소심하고 안타까운 마음 이였고

당신은 점점 더 자라서 내 마음 안에 하나의 나무가 되었소.

 

 

 

 

 

 

 

 

 

 

내안에서 당신은 늘 눈부신 차파오를 입고

가녀린 어깨를 조금 비틀어 내 곁을 엇갈려 지나가고 있지만

나는 당신의 안타까운 뒷모습을 언제까지나 내 마음 안에 붙들어놓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시절을 견딜 것이오.

 

 

 

 

 

 

 

 

 

 

당신을 그렇게 영원히 사랑할 것이요.

그 방식이 당신을 쓸쓸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조금씩 영원히 사랑하는 것을 용서하기 바라오.

당신의 쓸쓸하고 단정한 그 모습 안에도

환한 웃음이 깃들기를...

 

 

 

 

챠우가 리첸에게

 

 

 

 

 

 

 

 

 

챠우..  나는 당신의 방식에 따를 수 밖에 없었어요

내겐 나의 방식이 없었어요

당신의 방식이 곧 나의 방식이였으니까요

그래서 당신이 나를위해 싱가폴로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했을때

나도 당신을 떠났습니다

당신도 모르게 마음이 깊어져서

겉잡을 수 없었다는 그 말만이 내게 위로이자 상처로 남았습니다

 

 

 

 

 

 

 

 

 


챠우..당신은 알까요

울리지 않은 전화를 바라보면서

내가 당신에게 마음속으로 속삭였던 말들을..

나요.. 내게 자리가있다면 내게 올건가요? 하고

매일 당신에게 마음에 전화를 걸었던 내 마음을...

 

 

 

 

 

 

 

 

 

 

우리는 늘 엇갈리며 지나쳤고

정면으로 마주보면서는 두려워서 서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마음을 가두어야했던 슬픈 인연이였어요

하지만 그 시절이 내겐 인생에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였어요

화양연화라고 부른다는 바로 그시절..


차우..

당신의 그 눈빛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눈빛이 아름답고 고운것만을 기억하기를..

그리고 그 눈빛이 행복한것들에게 가 다가서

당신 또한 좋은 날들을 보내기를 기원합니다

 

안녕 ...

 

 

리첸이 챠우에게  

 

-영화 "화양연화" 中-
 


 

 

 

 

 

  

 

CHEN YIFEI ( 陈逸飞; 1946 - 2005)
A Chiness Classic paintr, Art Drector, Vision Artist and Film Director

 

 

 

 중후하며  깊이 있는 색채로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낭만적 사실주의 화가 천이페이,

 

  중국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다면 그를 비켜갈수 없다고  할만큼

천이페이는 중국현대미술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이며

가장 중국적인 그림을 잘 그린 화가로 국민화가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1985년, 미국 <뉴욕타임즈>는 그를 ‘현실주의와 낭만주의의 결합체’로,

미국의 <예술신문>잡지에서는 그를 ‘낭만적인 현실주의자’로 소개한 적이 있을 만큼

천이페이는 낭만주의와 현실주의를 모두 추구했던 화가다.

사실주의와 낭만주의가 결합된 그의 작품들은

마치 오래된  고전 영화속의 한 장면을 보는듯    

아련함과 애뜻함 그리고 모호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그려지는 대상과 기법을 막론하고 한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바로 ‘서양의 기교를 이용하되, 작품에는 중국의 정신을 담는 것으로

그의 모든 작품에는 이렇듯 현실주의가 투영된 중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시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라면 어떤 분야라도 도전해볼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을만큼

회화뿐 아니라, 패션, 영화, 인테리어, 광고,건축 등 시각예술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왕성한 활동을 했던 천이페이는

지난 2005년 4월 한창 열정적인 59세의 나이로 상하이에서 갑작스레 숨을 거두었지만

그의 작품들은  세상에 남아 여전히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유작 " 산지풍山地风"은 지난 2011년 중국 춘계 경매'서 138억원에 거래 되어

중국 유화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화재가 되기도했다.

 

 

 

 

 

 

 

 

 

 

 

 

 

 

 

 

 

 

  

 

 

 

 

 

 

 

 

 

 

 

 

 

  

 

 

 

 

 

 

  

 

 

 

 

 

 

 

 

 

 

 

 

 

 

 

 

 

 

 

 

 

 

 

 

 

  

 

 

 

 

 

 

 

 

 

 

 

 

  

 

 

 

 

 

 

 

 

 

 

 

 

 

  

 

 

 

 

 

 

  

 

 

 

 

 

 

  

 

 

 

 

 

 

  

 

 

 

 

 

 

 

 

 

 

 

 

 

  

 

 

 

 

 

 

 

 

 

 

 

 

  

 

 

 

 

 

 

  

 

 

 

 

 

 

 

 

 

 

 

 

 

 

 

 

 

 

  

 

 

 

 

 

 

 

 

 

 

 

 

  

 

 

 

 

 

 

  

 

 

 

 

 

 

 

 

 

 

 

 

 

 

 

 

 

 

  

 

 

 

 

 

 

 

 

 

 

 

 

  

 

 

 

 

 

 

 

 

 

 

 

 

 

 

 

 

 

 

 

2012 / 02 / 19  inuit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inuit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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