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하나님을 의지하였은즉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
-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서원함이 있사온즉 내가 감사제를 주께 드리리니
- 주께서 내 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셨음이라 주께서 나로 하나님 앞, 생명의 빛에 다니게 하시려고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지 아니하셨나이까
<묵상>
시편 52 편은 다윗이 사울에게 쫓겨 다닐 때 자신을 돌보아 준 제사장 아히멜렉이 도엑의 밀고로 인하여 죽임을 당한 사건이 배경입니다. 사무엘상 22장에 나왔있는 내용으로서 다윗은 자기 때문에 하나님의 제사장 85인과 그들의 온 가족이 몰살 당했다는 참상을 보고 지은 탄식의 시입니다.
믿는 성도들에게는 지금의 내 모습, 즉 지금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결정적으로 만들어준 경험이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내가 하나님 앞에 나왔는지를 늘 잊지 않고 산다면 우리도 다윗 같은 영성을 지닐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윗은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때때로 자신의 목숨을 위기에서 건져내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품은 놀랍도록 인자하심을 깨닫고, 하나님께 피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으로 인하여 다윗의 영성이 자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경험이 당신의 삶을 형성했나요?
"주께서는 내 원수에게 악으로 갚으시리니 주의 성실하심으로 그들을 멸하소서"(시 54:5)
다윗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복을 하나님께 맡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 손의 열심과 수고로도 완벽하게 죄 없는 인간이 될 수도 없고, 쉼 없는 열정과 늘 훌리는 눈물로도 나의 죄가 없어지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셔야만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53편 1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14편과 똑같은 쌍둥이 53편은 5절만 틀립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 54:1)
저는 하나님을 믿기 전에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는 말을 잘 했답니다.
그때는 기독교인들이 나약하고, 우유부단하고, 하나님만 부르짖는 이상한 족속들이었습니다. ㅎㅎ
지금은 하나님이 없다고 당당하게 소리쳤던 저의 영적인 상태를 압니다.
하나님이 없는게 아니라 하나님이 없으면 좋겠다는 뜻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젊어서 혈기가 넘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원치 않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시면 귀찮고, 편하지가 않고, 하나님의 감시를 받는 것 같고....뭐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하나님을 피하거나 차라리 없다고 큰소리 치는 것이지요.
학생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서 전학을 했는데 그 반에 거친 아이들의 텃세와 폭력 앞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을 때 학생은 선생님이 계셔야만 안전함을 느낄 수 있듯이 세상의 무자비한 모습을 느끼고, 하나님이 계셔야 될 것만 같은 마음이 생겼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을 인정합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을 때 비논리적이라고 몰아부쳤던 하나님의 존재에 눈길이 가기 시작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이미 죄인이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벌하셔도 달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죄인임을 잘 알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 앞에서도 그저 하나님께 매달립니다.
사실은 우리도 다윗과 별 차이 없는 죄인이기에 다윗의 시가 마음에 깊이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이르렀도다"(시 55:4)
믿었던 신하에게서 배반을 당한 고통을 노래하는 다윗이 영혼과 뼛속까지 아픈 듯 합니다.
비탄함에 젖어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든지 혈육이 죽었을 때 느끼는 고통과 배신과 외로움은 고통의 질이 조금 다른 듯합니다.
배신과 실망과 외로움으로 오는 고통은 뼛 속 깊이 전해지는 아픔인 것 같습니다.
시편 56편에는 '알다스 헷'이라는 단어가 씌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do not destroy'로 무겁고 긴박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간절하게 기도한다는 뜻...정도로 풀이된다고 합니다.
시편 56편과 57편은 시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시들로 꼽히는데 두 편 다 배신당한 아픔을 비탄에 젖어서 부릅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하나님의 도우심을 깨닫는 다윗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이것이 주의 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나이까"(시 56:8)
자신의 마음과 심리상태를 서정적으로 잘 표현한 다윗의 표현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