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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한 마리 본문

느낌표!!!!!!/짧은 글 긴 감동

거북이 한 마리

오렌지 향기 2006. 12. 5. 13:36

 

 

 

           사람이 사람을 믿어야 하는 일은 당연하고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일로 몇 번의 죽을 것 같은 고비를 겪은 적이 있는 사람한테는

 

           사람 믿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마음 아프게도

 

          사람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많아 아주 먼 나라에 가서 살게 된

 

          사람이 있다.

 

          정말 그렇게까진 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인데 사람을 등지는 일이,

 

          나라를 등지는 일이 돼버린 사람.

 

 

 

 

 

 

 

 

 

 


 

 

       쓸쓸한 그 사람은 먼 타국에 혼자 살면서 거북이 한 마리를 기른다.

 

      매일매일 거북이한테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인다.

 

      말을 붙인다.

 

      그럴 일도 아닌데 꾸짖기까지 한다.

 

      불 꺼진 집에 들어와 불 켜는 것도 잊은 채 거북이를 찾는다.

 

     외로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세상 어딘가에 있을 거란 확신으로 거북이에게 기댄다.

 

 

     근데 왜 하필 거북이었을까?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 오래 살 테니까요.

 

           도망가지 못하며, 무엇보다 자기보다 오래살 것이므로

 

           내가 먼저 거북이의 등을 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

 

           이 두 가지 이유가 그 사람이 거북이를 기르게 된 이유.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심하게 다친 사람의 이야기.

 

 

 

 

 

                                      이 병률 산문집 <끌림>中에서.....

 

 

 

 

 

 

 

사람으로 부터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으면 

 

차라리 느린 걸음의 거북이와 산다는 것인지...

 

세상을 살다보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험을 다하게 되지만

 

툭툭 털어버리고 까짖것하며 상처를 준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잘

 

안되는 게 보통 사람의 심리가 아닐까...

 

내 발등을 찍은 사람을 미워하기만 할 게 아니라

 

그 친구가 아팠을 때 내가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한 것

 

그 친구가 힘들때 내 기분에 취해 잊어버린 것

 

그 친구가 나를 필요로 했을 때 내 행복에 겨워 바뻤었던

 

내 가장 절친했던 오랜 친구가 생각이 난다.

 

내 사주에도 나와있는 믿는 도끼가 바로 그 친구이리라

 

하지만 이제는 내가 더 미안하다.

 

 

거북이 한 마리 처럼 멀리 가지 못하고

 

느릿느릿 내 할일이나 하면서

 

천천히 살리라

 

 

 

 

 

                                                                                                           모  련 (2006.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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