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법

 

 

 

 

 

 

껌은 휴지에 싸서 버린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껌 종이를 버리지 말고 주머니에 잠깐 넣었다 쓰면 된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추임새를 넣어준다.

"뭐라고!"  "그래서!"  "응!"  "근데?"  "정말?"  "와!"  여성용으로는 "어머, 웬일이니?"  강조용으로 "어머,어머,어머머!"를

반복해 하용하면 된다.  아무거나 마음대로 골라 써라.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임을 잊지 마시라.

 

깜박이도 안 켜고 끼어들어도 욕하지 않는다.

그래도 욕이 나오면 다음주까지 기다렸다 한다.  생각이 안 나면 잊어버리고 말자.  어차피 우린 깜빡깜빡하는 데 선수들이지않은가.

 

아이들에게 짖궂은 장난은 하지 않는다.

여섯 살 아래 아이들은 장난과 괴롭힘을 구분하지 못한다.  남의 집 애들한테도 그랬다가는 그 집 부모도 당신을 싫어할 것이다.

 

식품점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품은 선반에 올려줘라.

아량은 군주만 베푸는 건 아니다.  군주만이 아량을 베푸는 거 맞다.  고객은 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이와 걸을 때는 천천히 걷고, 여자와 걸을 때는 차도 쪽에서 걸어라.

아이 입장에서 행동하고 여성을 보호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옆에 누가 있으면 장소에 상관없이 담배를 피우지 마라.

내가 씹던 껌 주면 당신은 씹을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도 당신 목구멍에서 나온 연기를 마시고 싶지 않을 것이다.

 

칭찬 좀 많이 해라.

진지한 칭찬은 어떤 선물보다도 오래 간다.  5년 전 생일엔 무얼 받았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20년 전 꼬마 여자애가 내겐

비누냄새가 난다던 칭찬은 아직도 기억난다.

 

길을 묻거든 자세히 가르쳐줘라.

모르면 아는 체 좀 하지 말고, 노량진에서 봉천동 가는데 시흥으로, 안양으로, 과천으로 돌아다닌 생각을 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방정맞게 다리를 떨지 마라.

그렇게 떨고 싶으면 이 글을 읽던 것을 멈추고 손을 떨어봐라.  지금 당장 해보시라.  바보 같지?  다리 떠는 당신 모습도 이와 똑같다.

 

가까운 친구나 친척집에 갈 때도 가끔씩 과일 상자라도 사가지고 가라.

은근히 효과가 그만이다.  자주하면 실없이 보이니 반드시 가끔 해야 된다.

 

지난간 일은 묻어버려라.

이미 한 얘기 또 하는 사람보다 초라한 사람은 없다.  너그러운 사람이란 잊을 건 잊는 사람을 말한다.

 

친구가 말을 할 때는 잠자코 들어줘라.

친구는 충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싶을 뿐이다.

 

비싼 차와 비싼 옷을 사려고 욕심내지 마라.

허풍은 자격지심에서 생긴다.  자존심과 허풍을 구분하지 못하면 늙어서 친구가 없다.

 

잘못 걸려온 전화라도 친절하게 설명해 줘라.

같은 사람이 또 잘못 걸어와도 웃으며 받아줘라.  세 번째까지도 괜찮다고 편히 말해줘라.  네 번째부터는 당신 마음대로 해도 된다.

 

............김승호 / 우리를 철들게 하는 108가지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