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ow On...
가을의 끝에..... 본문
이 주 정도 전에 양수리 기도원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정말 예쁘게 물들며 사그라져가는 가을이 그곳에 있었지요.
하아~ 정말 빨간 단풍이 거친 흙을 밝게 비춰주는 것 같았지요.
단풍이 발에 밟힐까 조바심치며 숨을 몰아쉬게 되었지요.
빨개지는 시간들은 불투명했지만 바람에 날아오르는을 순간 단풍은 알았던 것일까
살포시 그늘에 내려앉으니 지나가던 발길들이 감탄할 때 마다 투명한
그림자로 어여쁨을 받을 수 있었다는걸
은행잎이 일 년 동안 달고 있던 모든 잎을 노랗게 뽐내며 멋지게 몸을 날리던 중이었지요.
몸이 온통 바늘뿐인 솔잎이 어찌 그리 향기로운지
노란 은행잎이 솔잎에 얹히면서 아주 행복해했지요 그 향 때문에
아무리 그래도 노란 은행잎이 몸을 빌려줄 수는 없는 법
바스락거리는 시간들 속에서 더디게 더디게 천국이 가까워 오는 곳
그 곳에 누운 것만도 감사드리며 서슬퍼런 겨울 바람을 맞을 각오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
빨갛게 화를 많이 내고, 억울하고, 분한 적도 있었어요.
최근 일 년은 화를 전혀 내지를 않고 살았다는 기쁨이
내 삶은 점점 무채색으로 변하는 단조로움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바람 부는 날에는 어딘가로 날아가버려도 좋을 만큼
마음이 점점 투명해지는 초겨울날
빨간 단풍이 제 마음에 날라와 앉네요
2009. 11. 10 오렌지향기
'느낌표!!!!!! > 오늘의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잘못 - 유안진 (0) | 2010.05.30 |
---|---|
유진피터슨 / 이 책을 먹으라에서 (0) | 2009.11.23 |
풍년인가 흉년인가 (0) | 2009.09.25 |
갈대 지팡이를 의지하지 말라 (0) | 2009.08.04 |
성경 읽기에 대해 / 토마스 아 켐피스 (0) | 2009.02.02 |